동화 개념

동화의 주성분은 황화수은으로 진한 붉은색을 띠고 다이아몬드 광택이 난다. 수은의 원료이고 붉은 색 안료(顔料)와 약재로 쓴다. 단사(丹沙), 주사(朱沙)라고도 하고 질이 우수한 것을 광명사라 한다. 동화란 붉은색을 가진 광석의 안료이지 오늘날 우리가 도자기에서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 청자에서 동화 그림을 그릴 때는 오늘날처럼 산화구리를 사용하지 않고 공작석을 사용하였다. 공작석은 구리를 함유한 광물이다. 여기에 함유된 구리성분이 자연적으로 푸르게 산화되기도 하고 붉게 환원되기도 하여 공작색의 깃털처럼 현란한 색을 띤다고 해서 불여진 명칭이다. 이런 특징에 착안하여 유약으로 이용해 환원불로서 붉은 동화색을 얻을 수 있었지만 오늘날 요장에서 의미하는 동화를 연출하지 못하였다.

한편 중국에서는 도자기에 붉은색을 연출하는 것을 유리홍(釉裏紅)이라고 부른다. 유리홍이란 '유약 밑에 붉은 그림이 있다.'라는 뜻이다. 즉 유리홍은 유약의 시유 전에 산화동으로 그림을 그린 후 다시 투명유를 시유하여 구워낸 것이다. 이 기법이 중국 명(明) 나라 때 번창하였다. 중국의 유리홍은 청화백자인 유리청(청화)에 비하여 발색이 뛰어나지 않아 인기가 없었다. 유리청은 청화보다 온도의 조절이나 발색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점차 도자기 제조법이 발달하면서 자연 광석물인 공작석이 아닌 산화구리를 사용하여 붉은색, 즉 동화를 연출하게 된다. 조선시대 사기장들은 동화를 주점사기와 진홍사기라고 불렀다. 17세기 일본에서는 도자기의 붉은색은 '까키몽'이라고 통칭했으며, 훗날 일본강점기 때야나기 무네요시에 의해 조선진사(辰砂)라고 명명되었다. 현대에 와서 진사는 동화로 바뀌어 불리는 추세이다. 코발트로 그림을 그린 것을 청화라고 하고, 산화철로 그림을 그린 것을 철화라고 한다면, 산화구리로 그린 것을 동화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진사라는 말이 20세기 일본의 미학자가 붙여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논리성도 없이 잘못 이름 붙였기에, 지금이라도 바로 고쳐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

청화, 철화, 동화는 백자나 분청에 부분적으로 그림을 표현한 도자기 기법이다. 그런데 동화는 청화, 철화와는 달리 부분적인 그림이 들어갈 뿐 아니라, 도자기 전체에 덤벙으로 처리하여 다양한 불의 색으로 연출된다. 산화구리 유약에 도자기를 통채로 담가서 온통 붉게 하거나, 적청 등으로 연출하는 것만을 동화라고 하는 것이 설득력이 약하다. 동화의 개념은 협의와 광의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전자는 산화구리를 부분적으로 칠해 붉은색을 연출하는 것이고, 후자는 덤벙하여 산화구리만으로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다. 광의의 동화는 온통 붉은 통동화와 진홍색의 비취색을 포함한 오색을 연출하는 동화요변호로 구분할 수 있다. 실제 경면주사는 자기를 굽는 고온에선 붉은색을 유지하지 못하고 색이 날아가버린다. 우리가 그동안 지칭하였던 동화(銅畵)는 경면사주가 아닌 공작석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화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리가 자연적으로 녹스는 산화과정에서는 쇠가 붉게 녹스는 것과는 다르게 푸른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환원염에서는 푸르게 변해버린 것이 붉은색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산화염에서는 붉은색의 구리가 푸른색으로 변하게 되니 철과는 정반대가 됨을 알 수 있다.

도자기에서 말하는 동화는 구리(Cu)가 고온에서 환원소성의 영향으로 산소가 부족할 때, 적색으로 발색하는 것을 말한다. 본격적으로 산화구리(CuO)를 안료로 사용하여 문양을 그린 것은 조선 후기의 백자부터다. 산화구리는 환원번조에 의해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백자동화(진사)라고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동화는 도자기의 안료인 산화구리와 관련이 없다. 백자동화(白磁桐畵)의 동유로 그릇 표면에 무늬를 그리거나 또는 다른 무늬 일부에 점을 찍은 다음 백자유약을 입혀서 구워낸 것이다. 백자동화는 백토로 만든 그릇 표면에 구리(Cu, 桐)를 주성분으로 하는 안료로 문양을 그린 다음 백자유를 씌우고 고온으로 구워낸 백자이다.

붉은색을 내는 동화 안료는 동화가 주성분이 아니라 산화동이 주성분이다. 산화동은 고운으로 번조할 때 가마의 분위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따라서 제대로 된 붉은색을 내기 위해서느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가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 및 해방 후 동화(진사)재현시대에서 사기장들이 표현한 것은 분명히 동화라고 해야 한다. 동화는 앞에서 밝혔듯이 도자기으 일부분에 연꽃이나 목단과 같은 그림을 그린 것만을 지칭한다. 그런데 도자기에 온통 동화유약을 덤벙 처리해 놓고 붉에 의한 다양한 발색을 연출한 것까지 동화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기물 전체가 온통 붉게 연출되었으면 통동화라고 부르면 된다.

그렇다면 푸른색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검은색과 겨자색이 나타난다면 '무엇이라고 이름 불러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도자기 전문가와 사기장이 합의를 이루어 합리적인 이름을 붙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평생 동화요장이로서 의견을 제시한다면, 온통 붉은 도자기는 '통동화'로 부르고, 산화염과 환원염이 도잇에 먹어 다양한색이 연출되면 '동화요변호'라고 통일했으면 한다. 이때 동화요변호에서 표현되는 오색은 적, 청, 황, 흑, 백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