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의 색 연구

동화의 색은 붉은색만 아니라, 비취색 그리고 황, 흑, 백색의 오새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사기장들은 동화를 붉은색으로만 간주한다. 산화구리를 불에 가열하면 오색 형용한 색들로 보는 이들을 황홀하게 한다. 이 격조 높은 동화도자기가 장작가마에서 이글거리며 불자락을 입을 때, 사기장의 마음은 한없이 고양된다. 이런 색깔의 미학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자, 불의 완벽한 춤사위이다.

붉은색의 의미

빨강(red) 또는 적색(赤色), 홍색(紅色)은 가시광선을 구성하는 색 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색이다. 동화도자기으 붉은색이 태양을 상징한다는 의미로 임금에게 진상되었을 뿐 아니라, 불기운이 악귀를 막아준다는 민간 설도 있따. 특히 조선시대 어좌 뒤쪽에 펼쳐진 병품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를 보면, 왼쪽 흰색 달과 오른쪽 붉은색 해 앞의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그림이 나온다. 장엄한 이 그림은 조선시대 왕의 뒤쪽에 항사 놓여 있는데, 죽을 때 같이 묻는다. 그냥 병풍만이 있을 때에는 완성된 그림이 아니며, 왕이앉아 있어야만 비로소 그림이 완성된다고 전해진다. 이때 붉은색은 태양, 곧 임금을 상징한다.

붉은색(빨강)은 또 인간이 이름 붙인 첫 번째 색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색의 이름이기도 하다. 특히 한구 ㄱ전통사회에서 붉은색은 매우 의미 있는 색이다. 적(赤)은 오행 가운대 화(火)에 해당하며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 적극성을 뜻하여 강한 벽사의 빛깔로 쓰였다. 전통 혼례를 올린다거나 폐백을 드릴 때 신부의 이마와 두 볼에 붉은 점을 찍는 연지곤지는, 샤머니즘 문화권에서는 잡귀가 붉은색이 무서워 피한다는 뜻에서 유래한다.

명절에 입는 아이들의 색동저고리으 ㅣ붉음 또한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간장 항아리에 붉은 고추를 끼워 금줄을 두를 때도 붉은색이 있고, 잔치상의 국수에 올리는 오색 고명 속에도 붉은 황토 집에도, 신년의 붉은 부적에도 모두 붉은색이 들어간다.

특히, 구중의 기동과 사찰의 단청이나 단칠에서는 붉은색이 으뜸 색이자 상서로운 색이다. 재미있는 것은, 단청에서 여러 색들을 배열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데 이때 가장 먼저 칠하는 색이 밝은 붉은색이고 가장 나중에 칠하는 것이 어두운 붉은색이다. 즉 붉은색은 색의 시작이요 끝이 된다.

하여, 동화도자기느 인간에게 불의 무한한 양기(陽氣)를 줄 뿐 아니라, 태양을 도자기 속에 품은 형태미를 띤다. 그 옛날 원시인들도 천둥번개에서 느낀 불의 공포심리가 대단했다. 문화가 차츰 발달한 후엔, 불(붉은색)은 종교의 숭배 색깔로 승화된다. 또한, 붉은색은 상서로움과 경이로움을 상징히는 색이다. 순결하고 선량한 효자를 적자(赤子), 여성의 화려한 화장을 홍장(紅粧) 아름다운 미인을 홍안(紅顔)이라고 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물론 현대 경축행사장에서도 붉은색이 가득한 카펫을 깐다. 가까운 중국은 붉은색 천지다. 국기인 오성홍기야말로 빨강의 극치다. 빨강 바탕에 큰 노랑별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및 중국공산당을 상징한다. 우리나라 역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을 앞두고 결성된 '붉은악마' 유니폼이야말로 '붉은색'의 꽃밭이다. 일사불란하게 단결된 응원 물경은 전 세계인등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취색의 의미

운당의 동화도자기의 또 다른 대표적인 색은 쪽빛이다. 쪽빛은 쪽풀을 염색하였을 때 나타나는 색을 비취색이라고도 한다. 비취색 중에서 연취(軟脆)가 쪽빛이다. 다른 말로 '비취(翡翠)' 즉 신비스러운 색이라고도 부르며, 청자를 귀하게 높임말이기도 하다. 원래 비취(翡翠)는 물총새를 뜻한다.

즉 물총새 수컷과 암컷의 날개의 푸름에서 따온 색이다. 물총새 몸의 윗면은 광택이 나는 비취색(청록색)이다. 배는 주홍색이고 다리는 참으로 고운 선홍색이다. 운당의 동화작품은 물총색의 혼합된 몸의 색을 불의 요변을 통해 연출한 것이다. 즉, 동화요변은 청사의 비취색에 선홍색이 아롱진 도자기라면 적합한 표현일까. 비취금(翡翠衾)은 젊은 신랑신부가 덮는 화려한 비단 이불을 이르는 말이다. 북극 오로라는 이런 비취색이 대자연 속에 연출되는 기막힌 예술로 보면 된다.

특히, 비색(秘色)은 고려청사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자기를 완전히 건조시키기에 앞서 무늬를 음각하거나 찍고 그 자국에 백토나 적도를 메워 초벌구일르 한 후 청자유를 발라서 굽는 '상감법'은 우리 조상만의 독창적인 방법이다. 또한 청자의 은은한 푸른빛은 세계 어디서도 휸내 내기 어려운 독특한 색감을 자랑한다. 이른바 고려청자의 푸른빛이 '비색'이라 불리게 된 것은 12세기 중국 송나라의 사신인 서긍(徐兢)이 고려에 왔다가 돌아가서 쓴 견문록인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서 "도자기로서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 사람들은 비색이라고 한다. 근래에 더욱 세련되고 색택(色澤)이 가히 일품이다."라고 극찬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비색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지 아직 정확하지 않으며,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물총새(翡翠) 날개의 푸르름에서 비유한 비취색(翡翠)을 의미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누구도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색(秘色)'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려청자의 비취색 혹은 비색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고려청자의 제작 방법 자체가 비법이었기 때문에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데다가, 고려청자도 13세기 이후부터는 점차 쇠퇴하면서 16세기 이후에는 제작 비법의 전수가 끊기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오늘날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기란 쉽지가 않았다. 고려청자를 연구한 많은 학자 중에는 비색의 비결이 유약에 있을 것으로 주장하느 사람도 있었데, 이들이 결합하여 형서되는 규산제일철(FeSiO2)이 고려청자의 비취색을 낼 수 있다는 해석인데, 유약 성분중에서 규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비색의 근원은 유약의 규소가 아니라 산화철의 철 이온(Fe2+)에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되었다. 청자를 굽기 전에는 태토와 유약에 Fe3+만이 함유되어 있었으나, 총자를 구운 후에는 Fe3+이온은 대단히 줄어드는 반면에 FE2+의 양은 증가한 데에 근거한 것이다. Fe3+이온이 Fe2+이온으로 대거 변한 이유는, 고려청자를 환염에서 굽기 때문이다.

도자기를 굽는 불에는 산화염과 환원염이 있는데, 산소가 충분해서 완전히 깨끗하게 연소되는 불은 산화염이라 하며 붉은색을 띤다. 반면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연료가 덜 타면서 연기가 나는 불은 환원염인데 푸른색을 띤다. 즉 산화염에서는 불을 때는 데에 필요한 산소요구량보다 산소가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여분의 산소가 태토 안에 있는 철분과 결합하여 색이 붉은 산화제이철(Fe2O3)을 만들면서 도자기의 색이 붉어진다. 노천에서 구덩이를 파고 산소 공급이 충분한 산화염 상태에서 굽는 선사시대의 토기 등이 붉은 계통의 색을 띠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에 환원염이 발생하는 것은, 밀폐된 가마 속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이다. 또한 땔감이 완전히 타서 재가 되기전에 계속 땔감을 공급함으로써, 시커먼 연기와 그을음이 생기면서 가마 안에서는 불완전연소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원염을 사용하여 불을 때면 땔감이 불완전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일산화탄소는 청자 표면에서 산소를 빼앗아 결합하여 보다 안정적인 이산화탄소가 되려 하기 때문에, 청자 표면에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하여 청자의 유약이나 태토에서 산소와 결한해 있던 산화제이철은 산소를 뺏앗기고 산화제일철로 환원하게 되고, 청자는 푸른색의 빛을 낸다. Fe2O3+CO→2FeO+CO2 즉 철 이론이 Fe3+이온에서 Fe2+이온으로 환원되는 데에 바로 고려청자 비색의 비밀이 숨어있었던 것이다.